Skip to content

김수영부동산

전화 : 206-999-7989, 한국전화 : 070-7796-9055, 070-7796-9483; 이메일 : sykbellevue@gmail.com
[김수영 산이야기] 세인트헬렌스 정상에 오르다  
 
   
 
 
   


2017년 한해의 산행추억을 뒤돌아보니 단연 세인트헬렌스산을 숨가쁘게 오르던 '설박 등반'을 으뜸으로 꼽게 된다. 


1980년 5월 18일 활화산이던 이 산이 폭발했다. 당시에 시애틀과 벨뷰 지역까지 도로에 수북이 쌓인 잿가루를 보며 가히 엄청난 화산의 위력에 두려움을 느끼게 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그 정상을 밟았다는 것은 개인적인 산행 경력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폭발 전 높이가 2,950m이던 세인트헬렌스의 북쪽 봉우리가 휭하니 날아가 버려 지금은 2,550m로 코가 낮아진 모습이 신기롭게만 느껴졌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북한의 백두산(2,744 m)이나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 (1,950 m)과 지리산 (1,915 m), 설악산 (1,708 m)을 한꺼번에 등반하고 온 기분이 들어 프로 산악인이나 된양 풋풋한 자긍심이 생기기도 한다.


떠나기 전인 금요일에 처음 오르는 고산등반에 설레임과 긴장으로 잠을 설치고서는 드디어 세인트헬렌스의 중간 지점쯤인 4,800피트 높이에서 모두 짐을 내리고 설박 준비를 하던 중 나는 영문도 모르게 기운이 없고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였다.


꾀병처럼 보이긴 하지만 우선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 이유가 생겨서 안도의 숨이 쉬어지기도 하였는데, 그만 대원 중 한분이 가지고 온 쌀밥 덩어리로 흰죽을 만들어 먹여주는 바람에 언제 아팠는가 할 정도로 기운을 차리게 됐다.


새벽 4시에 모두들 약속이나 한듯 기상,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5시 30분에 여명을 안고 산을 오르기 시작한 둘째날 칠훍같은 어둠 속에서 서서히 아침을 밝히는 가느다란 빛을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초입에서는 보이지도 않던 하얀 산들이 넘고 나면 계속 나타나는 것이었다.


가슴 속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오려고 하는데 갑자기 '두만강 푸른 물에...' 가사도 모르는 오래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나를 보고 대원들은 마냥 여유로워 보였다는 뒷얘기도 듣게 되었다.
 

그날 강력한 팀리더의 한수 즉, 20 발걸음에 3초 쉬기 테크닉이 아니었더라면 반나절에 가득고도 4,000피트인 일직선의 사다리 같은 눈산길을 오르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발 한발 기를 담아 딛고 오르다 보니 드디어 발아래로 침묵하고 있는 분화구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오르고 있었다. 


얏호!  소리가 절로 나는 하산길은 일직선으로 내려 꽂혀지는 미끄럼으로 휘날레를 장식하고, 날씨마저 신이 준 선물처럼 청명하고 뽀득이는 하얀날 이었던 그때의 기억이 새롭다. 

 

 

 

 

 

 

 

 

김수영
Helix 부동산 대표
시애틀산악회 총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 [김수영의 산이야기] 페인티드 힐 1,600마일을 달리다 관리자 2018.09.20 12
46 [김수영의 산이야기] 141도의 뉴멕시코 사막여행 관리자 2018.07.04 11
» [김수영 산이야기] 세인트헬렌스 정상에 오르다 관리자 2017.11.11 23
44 예술가 포인트에서의 '설박' 관리자 2017.11.11 19
43 만년설이 뒤덮인 고즈넉한 '레이크 시린' 관리자 2017.11.11 24
42 눈신 신고 누비는 '황홀한 설원' 관리자 2017.09.15 33
41 신비로운 '눈의 나라' 골드 크릭 폰드 관리자 2017.09.15 37
40 하늘에 닿을 듯한 '겨울왕국' 관리자 2017.09.15 50
39 자연의 품을 만끽한 '600마일 산행' 관리자 2017.09.15 60
38 아슬아슬한 명코스 '캔덜 캣워크' 관리자 2017.09.15 34
37 한폭의 그림 같은 "콜척호수" 관리자 2017.09.15 45
36 야생화 가득한' 스팀보트 락 주립공원 관리자 2017.09.15 5
35 '사계절 멋진' 메일박스 피크 관리자 2017.08.13 48
34 '숨막히는 비경'의 필척산 관리자 2017.08.13 38
33 눈부신 에메랄드빛의 '레이크 22' 관리자 2017.08.13 31
32 시애틀에서의 '스노우 슈잉' 관리자 2017.08.13 51
31 정다감한' 스노우 레이크 관리자 2017.08.13 347
30 '숲향기 가득한' 허리케인 릿지 관리자 2017.08.13 48
29 “최대 회원 시애틀산악회와 건강 챙기세요” 관리자 2017.03.10 22
28 김수영의 '산이야기' 모음 바로가기 관리자 2016.06.09 72

©김수영 부동산/Helix Real Estate; Address : 123-112th Ave NE Suite 542 Bellevue, WA 98004; Phone : 206-999-7989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